개발자도 아닌 게이머가 Claude로 Oblivion FPS를 30에서 60으로 — 2주 반의 기록
2006년부터 Oblivion을 플레이해 온 게이머가 있다. 작년에 리마스터가 섀도우 드롭으로 나왔을 때 얼마나 반가웠을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 그래픽카드를 2070 Super에서 9070 XT로 바꿔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해상도와 설정을 바닥까지 깎아도 도시 Cheydinhal에서는 20~30 프레임. 하드웨어 탓이 아니라는 뜻이다. 문제는 최적화였고, 그걸 어쩌면 좋을지 몰랐다.
전환점은 사소했다. 주간 쿼터가 리셋되기 전날, 남는 토큰을 태울 겸 게임을 켜고 Alt+Tab으로 Claude(Opus 5.5)에 물었다. FPS가 왜 이렇게 낮냐고. 그 한마디에서 시작된 작업이 2주 반 만에 약 40개의 최적화로 이어졌다. 도시 프레임은 30에서 안정적인 60으로 올라갔고, 오픈 월드 평균은 30~40% 좋아졌다. r/claudecode에 올라온 실화다.
매 프레임마다 조명을 다시 그리고 있었다
첫 분석의 결과는 뜻밖이었다. 게임이 장면이 전혀 바뀌지 않았는데도 매 프레임 전체 조명을 재구성하고 있었다. 그것도 단일 스레드로. CPU가 매 순간 똑같은 일을 반복해서 떠안는 구조였으니, 끊김의 정체가 이제 보인다.
이상한 건 과정이었다. 리버스 엔지니어링 도구 같은 건 깔려 있지 않았다. Claude는 UE 엔진 소스에 접근하려고 GitHub 계정을 Epic 조직에 연결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걸로 분석을 밀고 들어갔다. 병목이 잡히자 작성자는 바로 Max x5 플랜으로 올라가 본격 작업에 들어갔다.
출근하는 동안, 집 컴퓨터는 혼자 일한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결과가 아니라 루프다. 작성자는 벤치마크 하네스를 먼저 만들어 두고, 아래 순환을 돌렸다.
1. 게임에서 프레임이 떨어지는 지점·장면을 찾는다
2. Claude에게 그 시나리오의 벤치마크를 맡긴다
3. 아침에 목표를 세운다 — Opus 5.5 서브에이전트 2개가 자율 최적화
4. 재택일 땐 완전 무음·헤드리스 모드로 굴러간다
5. 직장에서는 모바일 앱으로 진행 확인
6. 저녁에 검토하고 테스트하고 피드백을 준다
7. 새로 느려지는 장면을 만날 때까지 플레이 → 1로 돌아간다
서브에이전트를 둘로 제한한 건 5시간 한도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사람은 목표 설정과 저녁 검토만 맡고 낮의 실행은 기계가 알아서 한다. 데모 영상 편집까지 Claude가 맡았다. 라우팅, 카메라 무빙, 음악 선택, 타이밍 전부.
결과물은 GitHub에 재현 가능한 형태로 공개됐다. 최신 AMD FSR FrameGen 지원(끊김 방지 설정과 카메라 정보 전송 포함)과 원작·리마스터 코드의 버그 수정 몇 건이 거기에 더해진다. 20년 묵은 게임의 고질 버그까지 손을 봤으니, 팬 입장에서는 얼떨떨한 수준이다.
왜 주목할까
출시 후 1년 반 동안 수십억 달러 규모 기업이 손대지 못한 문제를, IT 개발자가 아닌 게이머가 해결했다. 좋아하는 게임이 더 잘 돌아가고 버그가 줄어드는 일이니, 이 지점을 두고 시비를 걸 회의론은 별로 없어 보인다.
댓글에서는 GTA IV에도 같은 걸 해달라는 주문이 달렸다. 작성자의 답변이 묵직하다. 요즘 콘솔 포트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애정받는 게임들 전반에 AI 기반 성능·버그 수정의 물결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다른 각도도 있다. 오케스트레이션 능력이 문해력이 된 시대라는 것. 코드를 짤 줄 아느냐가 아니라, 병목을 어디서 찾고 벤치마크를 어떻게 뽑아내고 에이전트를 어떻게 부릴 것이냐가 결과를 가른다. 이번 사례의 진짜 자산은 40개의 패치가 아니라 저 루프를 설계한 감각 쪽이다.
정리
한 사람의 질문에서 시작해 2주 반 만에 리마스터의 체면을 살린 이야기. AI 구독이 아깝다면 남는 토큰으로 뭘 해볼 수 있을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물론 아무나 따라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래도 오래 품고 있던 문제를 가진 사람이 도구를 만나니 풀렸다는, 가장 단순한 구조의 좋은 예다.
원문: Used Claude to fix Oblivion Remastered performance 코드: LTSharpe/OblivionRemasteredPerformanceF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