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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r/LocalLLM이 들썩였다. 올라온 제목이 이랬다. “PUBG 개발사가 Qwen 경쟁 모델을 처음부터 학습했다.” 게임 회사 이름이 로컬 LLM 커뮤니티에 등장한 것만으로도 눈이 가는데, 본문을 읽고 나면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크래프톤이 Raon-1 mini를 공개했다. 30B 규모의 MoE 모델인데 활성 파라미터는 약 4B. 핵심은 규모보다 학습 방식에 있다. 남의 모델을 손보거나 증류한 게 아니라, 최신 연구 성과를 일부 반영한 자체 아키텍처로 처음부터 학습했다는 것. 경쟁력 있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scratch로 만드는 일은 돈과 기술 양쪽에서 만만치 않다. 그걸 게임 회사가 해냈다.

무엇을 내놨나

크래프톤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Raon-1 mini는 동급 Qwen MoE 모델과 여러 영역에서 겨루고, 일부에서는 앞선다. 한 단계 큰 dense 모델인 Qwen3.8-27B와도 실제 승부가 되는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독립 벤치마크의 검증이 남아 있지만, 초기 결과만으로도 고무적이다. 게시글을 올른 u/Ciru-ai는 자원이 훨씬 많은 구글 같은 거대 기업조차 중요 벤치마크에서 게임 회사 신작에게 밀리는 지점이 나오고 있다고까지 썼다.

라이선스는 Apache 2.0. 제대로 열어놓았다. NVFP4 빌드와 Apple Silicon MLX 빌드를 출시 시점부터 함께 제공한 것도 이채롭다. 보통은 커뮤니티가 떠맡던 최적화 작업을 배포 안에 넣어둔 셈이다. 모델과 벤치마크는 허깅페이스의 KRAFTON/Raon-1-mini-preview에서 볼 수 있다.

댓글은 놀람이 먼저다. “한국에서 LLM이 나올 줄 몰랐다”는 반응이 달렸고, 곧바로 최적화 빌드를 만들어보겠다는 사람도 나타났다. 게시글을 올린 사람이 직접.

타이밍이 움직인다

이 발표가 유독 크게 울린 건 같은 날 터진 다른 소식 때문이다. 중국이 AI 수출 규제 초안을 내놓았다. 요지는 중국 기업의 가장 강력한 오픈 웨이트 모델과 민감 데이터로 학습한 모델의 수출 금지. 어느 모델이 걸릴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분석들은 Qwen의 향후 버전과 Kimi 같은 강력 모델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걸리는 모델은 폐쇄형으로 전환되고 사용량 과금이나 구독 형태가 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커뮤니티 분위기는 사실상 데이터호딩이다. “서버에 모델을 미리 받아두는 중”이라는 댓글이 달렸고, Qwen 패밀리 말고 뭘 받아야 하느냐는 질문도 보인다. 미국 AI가 VC 보조금으로 가격을 눌러왔고 그게 영원하지 않으리라는 건 이 커뮤니티에서 오래된 상식이었다. 중국 오픈 모델의 무료도 마찬가지라는 게 확인되는 순간이다.

그 틈에 한국 게임사의 오픈소스 모델이 나왔다. 댓글에서도 두 소식을 묶어 읽는 시선이 많았다.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엔 타이밍이 묘하다.

왜 주목할까

오픈 모델의 공급처가 넓어지고 있다. Qwen에 크게 기대온 로컬 LLM 생태계 입장에서 지정학 리스크와 무관한 제3의 공급자가 늘었다는 건 실질적인 보험이다.

게임 회사가 이 일을 했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 검색 업체도 아니고 AI 전문 스타트업도 아닌 곳이 자본과 인프라를 들여 파운데이션 모델을 scratch로 학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런 일의 자격 요건이 ‘AI 회사’에서 ‘돈과 인내가 있는 회사’로 옮겨가는 신호로 읽힌다.

한국 입장에서는 더 직접적이다. 해외 커뮤니티가 “한국에서 나올 줄 몰랐다”고 말하는 순간, 그 놀람 자체가 새로운 정보다.

정리

Raon-1 mini가 실제로 얼마나 좋은지는 독립 벤치마크와 실사용이 판정할 일이다. 이름에 preview가 붙어 있으니 개선 여지도 남아 있다. 그래도 이 발표의 방향은 분명하다. 오픈 웨이트 모델의 지도에 점이 하나 더 찍혔고, 그 점이 한국이다.

중국 모델 수출이 막히면 폐쇄형 유료로 갈 테고, 미국 구독 요금은 계속 오르고, 그 사이에서 직접 소유하는 모델의 가치는 커진다. 그 흐름 한가운데서 나온 Raon-1 mini는 잘 나온 시점에 나온 잘 나온 모델이다. 서버에 받아두라는 말이 농담 같지만, 농담만은 아니다.

원본 스레드: PUBG’s creators just trained a Qwen competitor from scratch, China tights control on open AI exports